토요일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의 '경성현 개인전'에 다녀왔습니다.
강형구, 김인배전을 모두 놓친터라 이번엔 꼭! 하는 마음에 다녀왔지요.
저희 외출의 반 이상이 태평로를 시작으로 한 소격동, 삼청동, 인사동 방면인데 '다음에 들르지'하다가
놓친 전시가 어디 한 둘이 아닙니다.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입니다.
천안처럼 크지 않지만 역시 대단히 현대적이고 단아해보입니다.
아트선재 아래쪽, 그 유명한 중국 소룡포 전문점 '천진포자' 바로 옆쪽입니다.

 

 

 

 

 

 

 

내부에선 사진 촬영 금지입니다.

 

 

 

 

 

 

전시는 앞에 보이는 1층과 다시 나와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보이는 2층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층의 전시공간은 제법 넓은 편이며, 2층은 좁지만 고목(古木)을 이용한 천정의 축대가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다만 나무 향이 너무 좋은 바닥이 소리가 너무 나더군요.

경성현 작가는 김인배, 강형구 작가와 마찬가지로 아라리오 갤러리 전속 작가입니다.
아라리오 갤러리의 작가 지원 프로그램은 상당하지요. 여기 전속이 되려고 애쓰는 작가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전속은 갤러리좋자고 하는 겁니다. 작업 환경이 아무리 좋더라도 자신의 작품을 갤러리에
전속시켜야 하죠.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에 따라 좀 차이가 있지만.(어느 지원프로그램은 무조건 작품을
일정 기간 내에 기증해야 하는 경우도 있구요)
아라리오의 경우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인근 하도리에 기가막힌 전망의 작가 작업실을 유치해서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2007년 11월부터는 사실상 고사상태였던 대안공간 '루프' 지원 계약을 맺었고, 2010년엔 천안에 아라리오
뮤지움을 완공시키죠.(갤러리는 뮤지움으로 병합됩니다)
아라리오 갤러리의 김창일 씨가 세계 미술 파워 100인에 뽑힐 정도로, 특히 컨템포러리 아트에 관한한
엄청난 컬렉터이기도 하구요. 세계 200대 컬렉터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보면 좋은 얘기만 한 것 같은데, 그 이면엔 역시 비즈니스의 냉엄한 현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일단 분명한 것은 젊은 작가들에 대한 스폰서쉽은 지금 반드시 필요합니다.
작가들은 자신의 이상과 미학철학만으론 결코 작업을 더이상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아무튼... 또 잡설이 너무 길었는데,
경성현 작가는 1978년생이며 홍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대안공간 루프와 아카서울에서 '꿈을 꾸다'라는 타이틀의 개인전을 열었답니다.
이번 아라리오 전시는 모두 2007년 신작들입니다.
그럼 작품들을 잠시 보시겠습니다.
사실 작품보기 전에는 공포영화에서 요즘 종종 보았던 얼굴만 모션블러링된 표현들과 크게 다른 느낌이
아니어서 그 정도로 생각했는데, 일단 작품을 실제로 마주하니 그런 생각은 싹... 가시더군요.

 

 

 

 

 

 

 

내부 전시 정경입니다. 아, 물론 제가 찍은 사진 아닙니다.

 

 

 

 

 

 

the Truth of the Red Hood
민성이가 가장 주의깊게 보고 가장 맘에 든다고 한 작품입니다.
카메라가 흔들릴 때 다중촛점이 합치되지 않는 모습을 연상케합니다.
경성현 작가의 이번 개인전 1층 전시 작품은 모두 이러한 다중촛점의 흔들림을 다뤘습니다.
빨간색 후드를 입은 이의 여러 표정은 모두 실재하지 않는 듯 하면서, 모두 실재합니다.
환영같이 그 어떤 표정도 확연하진 않지만, 동시에 모든 형상이 표현되고 있죠.
작가적의도에서 저 빨간색 후드가 의미하는 바가 무언지는 모르지만, 그건 관람자가 자신의 개인적인
사유의식을 대입시키면서 다양한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전 그런 열린 미학, 하지만 작가적 지향점은 반드시 분명한 작품이 좋아요.

 

 

 

 

 

 

 

Dizzy
전 가장 좋았던 작품은 이 작품과 사진이 공개되지 않은 [Mason' de Himiko/메종의 집]이라는 일본영화
를 소재로한 작품입니다.(분명히 영화 소재입니다. 작품보면 알아요)

 

 

 

 

 

 

 

Student
이 작품은 호불호를 떠나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제목도 '학생'이구요.
그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감정들이 붙잡히지 않을 공간에서 서로 동시에 환영처럼 존재하고 있습니다.

 

 

 

 

 

 

 

Shouting

 

 

 

 

 

 

 

Thirst

 

 

 

 

 

 

 

Scar Orange

 

 

 

 

 

 

 

 

Scar Violet

 

 

 

 

 

 

 

 

12AM

 

 

 

 

 

 

12PM
12시 3연작 중 2작품입니다.
이 작품들을 보면 마치 팝아트를 연상케하지 않나요?
아무튼 다음부터 아라리오 갤러리의 전시는 가급적 빼먹지 말고 챙겨봐야겠습니다.
천안 아라리오도 물론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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