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군이 요즘 장어구이를 먹고 싶다고 종종 얘기하고 aipharos님도 이곳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다같이 스승의 날인 금요일에 경리단길에 위치한 일식집 '티즘'에 다녀왔습니다.
'스승의 날'은 어느덧 초등학교는 쉬는 날이 되었군요(촌지/선물 안받는)
솔직히 말하면 이 스승의 날 선물과 관련한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 있었답니다.
저희는 촌지, 선물... 하지 않는다고 여지껏 생각해왔는데 올해는 민성이가 반장이라(그동안 부반장) 그냥 넘어가기
좀 곤란한게 아니냐...는 어이없는 생각이 발동하여 결국 선생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13일 저녁에 aipharos님이 선물을 들고 선생님을 찾아뵈었죠.
그런데... 선생님께서 정말 정중히 거절하시더랍니다. 이런 선물을 받으면 아무래도 사람이라 기분도 좋고
그렇지만 선물을 준 부모의 아이에게 더 신경을 쓰게된다고. 그래서 마음만 받겠다고...
그러면서 웃으시며 다음에 음료수를 들고 오시면 그건 받겠다고.
aipharos님이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선생님은 아주 정중하고 온화하게 괜찮다고
자신도 선생이기 전에 학부모라면서 그 마음 모를리 없다고 말씀하셨답니다.
저도 그 얘기를 듣고 얼마나 창피하고 민망한지... 깊이 반성하는 마음에서 이곳에 이렇게 이실직고합니다.
저나 aipharos님이나 결국 그런 우리가 욕하는 부모와 조금도 다를 것이 없었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 반성을 하게끔 본보기를 주신 민성이 담임 선생님께 너무나 감사드리고 또 죄송합니다.
아무튼...
스승의 날에 민성이가 쉬어서 우린 이 경리단길의 작은 일식집으로 찾아 왔습니다.
경리단길에서 하이얏트 호텔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월 24일에 오고 근 4개월만에 왔습니다. 그땐 민성군하고만 왔었어요.
이곳은 민성군이 가장 오고 싶어했고 덩달아 못와본 aipharos님도 오고 싶다고 한 곳.
내부는 정말이지 아담합니다.
들어갔더니 스탭분들이 여전히 저와 민성군을 기억해주고 계시더군요.
저와 aipharos님은 점심특선 런치코스 ... 40,000원 (부가세 별도)
민성군은 당연히도 장어구이 정식 ... 30,000원 (부가세 별도)
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지난 1월에 비해 1,000원씩만 올랐네요.^^
저와 aiphaors님의 루꼴라 샐러드.
민성군 코스는 장어구이만 사진찍었습니다.
민성군 코스의 구성은 채끝등심은 빠진 샐러드, 사시미 플래터, 장어구이와 밥, 디저트입니다.
사시미 플래터.
별 것 아닌 양같은데 이거 은근히 양이 꽤 됩니다.
이꾸라, 새우, 광어, 광어지느러미, 참치, 그리고 신선한 갑오징어가 들어왔다고 갑오징어까지.
티즘의 사시미 선도는 정말 좋은데요. 갑오징어는 입에서 그냥 녹아버리더군요.
아마에비가 한개로 주는 대신 갑오징어가 두개 들어갔어요.
이건 민성군의 사랑... '장어구이'와 밥.
민성군은 장어덮밥보다 이렇게 장어구이와 밥을 따로 먹을 수 있는 걸 더 좋아합니다.
밥을 가급적 빨리 비우고 장어구이를 따로 몇 점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저도 집어 먹어봤는데 오웅... 맛나네요. 전 장어구이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이건 저와 aipharos님의 도미조림.
으어... 이 도미조림 정말 좋습니다.
무슨 육류 살코기 뜯어먹는 듯이 촉촉하게 뜯어내지고 양념도 적당히 달고 진득해서 입에 착착 감깁니다.
양은 안습이지만 또 먹어보면 그렇게 적지도 않아요.
도미조림은 스시 4피스와 함께 나옵니다.
사시미를 아주 두텁게 올려주셨습니다.
역시 선도가 정말 좋구요. 전복이 좋더라구요. 입에서 향이 확 퍼지는 것이...
그리고 다마고는 완전히 카스테라 수준.
그리고 이건 미소시루.
이곳 미소시루 정말 제대로 맛있죠.
이번엔 튀김.
스시겐등의 일식집보다 이곳 튀김이 더 맛있습니다.
물론 새우튀김의 지존은 아무래도 여의도의 '바삭'같지만.
지난 번 왔을 때 철이 좋다고 굴튀김이 나왔었는데 그 굴튀김... 이번 겨울에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이번엔 소바.
원래 민성이 코스엔 소바가 없는데 민성이가 너무 장어구이를 잘 먹는다고 예쁘다고 하시며 민성이도 소바가
나왔습니다 안나왔음 큰일 날 뻔했죠... 어찌나 잘 먹던지.
aipharos님도 얘기했지만 이곳 소바는 정말 정말 맛있습니다.
면발도 그렇고 아주 진한 국물도 그렇고... 우리가 정말 잘 하는 곳에서 소바를 거의 먹어본 적이 없어 그런
모양이지만 백화점 잘 나간다는 일식집의 소바따위는 우스워지는 레벨의 소바.
정말 잘 먹었습니다.
디저트는 녹차 아이스크림.
팥이랑 잘 어울립니다.
다 먹고 일어설까하는데 스탭분이 시간 여유가 있으시면 커피를 드리겠다고 하셔서 감사히 마셨습니다.
안그래도 aipharos님이 커피 마시고 싶다고 얘기했었는데.^^
이렇게 잘 먹고 일어났습니다.
지난 번처럼 변함없이 친절한 스탭분, 그리고 웃으며 인사해주신 쉐프님도 감사하구요.
양이 적지않나... 생각하시는 분들께 위가 그야말로 위대한 제가 말씀드리는데, 절대로 양 적지 않습니다.
배가 아주 든든하게 꽉 찹니다.
aipharos님은 소바를 그렇게 맛있어하면서도 배가 불러 다 먹질 못했으니까요.
aipharos님이 또 오고 싶다고 합니다.
다음에 민성군 리움 등록하면 또 오게 될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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