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비노에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어딜 좀 가려고 했는데 이거 참... 도통 갈 곳이 없더군요.
시간은 늦었고, 어지간한 서울은 다 가봤고 그렇다고 강남으로 가자니 그 지옥같은 교통 정체를 체험하긴 싫고
그 시간에 어디 지방가기도 애매하고.
그래서 15년만에 을왕리 바다를 보러 갔습니다.
15년 전 을왕리는... 다리가 놓이지 않았을 때라 배타고 영종도로 가서 1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들어갔어야
했습니다만 지금은 그냥 차로 휙... 갈 수 있죠.
7시 좀 넘은 시간에 홍대에서 출발했는데
이 시간이면 서울은 교통지옥인 시간이지만 강변북로에서 인천국제공항 쪽으로 빠져 신나게 막히지 않는 길을 질주했습니다.
하지만 도착한 을왕리 바다는 그저 주변에 마트가 생기고 조금 아주 약간 좀 번화했을 뿐 그 바다는 그대로...
아 정말 폼 안나는 서해바다 그대로더군요.
그래도 선선하니 좋더군요.
무척 한적해보이지만 나름 연인들도 많이 오고 민박집엔 학생들이 식사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보기엔 참 좋더라구요.
바다 좀 보다가 오던 길에 언덕 위에 있던 독특하고 엄청 큰 까페에 한 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까페로 언덕길이 멋지게 나있습니다.
이곳은 까페 '오라'
좀 환할 때 찍었어야 정말 기가막힌데...
이거 건물의 포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알고보니 건축우수상을 받은 건물이랍니다.
으응?? 도대체 을왕리에 이런 건물이?
올라가자마자 바로 프론트맨이 발렛 파킹을 해주고 엘리베이터로 안내합니다.
서비스도 예사롭지 않아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더니 으아... 이런 홀이 나옵니다.
스탭분이 전망을 보시려면 한 층 더 올라가시면 좋다고 해서 올라갔어요.
엄청 현대적인 인테리어.
을왕리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전망도 아주 좋구요. 바다가 바로 보입니다.
우린 이미 저녁에 커피까지 다 마신 후라 배가 불렀지만... 이왕 온거 뭔가 먹긴 해야겠더군요.
그래서 녹차 팥빙수 (12,000원)를 주문했습니다.
이곳 스탭들의 서비스도 아주 극진합니다.
대단히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줍니다. 놀랐어요...
메뉴는 커피가 주이고 홍차도 있습니다.
점심시간엔 브런치(샐러드와 샌드위치 등)도 제공하네요.
음식은 사실 그닥 기대안했는데...
이 녹차 팥빙수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많이 놀랐습니다.
팥이 달지 않고 너무 맛있고 녹차가루도 aipharos님과 눈을 동그랗게 뜰 정도로 좋았는데요.
나오면서 물어보니 매니저분이 아주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더군요.
아이스크림, 팥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만든 거랍니다.
저흰 이게 무슨 그룹에서 운영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개인사업체에서 운영한다고 하네요.
만약 다음에 오면 또 들를 것 같습니다.
*
다만...
음악은 난감했어요.
이 현대적인 멋진 건물과 인테리어에 비해 옛날 경양식 레스토랑에나 흐를 법한 음악이...
차라리 그냥 클래식을 틀었음 좋겠어요.
그리고 아주 인상적인 건물 외관에 비해 실내는 그닥 인상적이진 않습니다. 너무 안정적이고 무난하다고
해야할까요. 물론 좋긴 합니다만...
**
다 먹고 을왕리 주변을 마구마구 드라이브하다가 인천 국제 공항 근처에 차를 대고 비행기가 코앞에서
이착륙하는 모습도 신나서 보면서 놀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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