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이어 부산시립미술관의 부산 비엔날레 전시 관람 포스팅 계속.
역시나 미술 관계자도, 미술학도도 아니여서 완전 주관적인 감상이 곁들여지니 이점 양해해주세요.

 

 

 

지금부터 보여드릴 이 놀라운 플래쉬 영상 작품은 사타...라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전 당연히 일본 작가의 작품인 줄 알았어요.

 

 

 

 

 

일상의 소소한 감상을 극대화한 우주적인 애증이 딱... 일본 작가의 스타일인데 세상에... 이건 부산 출신의 한국 작가 '사타'의
작품이더군요.
이번 비엔날레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 중 하나입니다.
사타라는 이 작가는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작가도 아니라고 합니다.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들처럼, 정지된 프레임 안의 대상에 하나둘 반딧불과도 같은 별들이 생겨나고
그 에너지가 모두 응집되는 듯한,


삶과 생명의 대상에 작가의 따스한 에너지를 불어넣는 듯한 이 작품들은 그 자체로 너무나 놀랍고 인상적입니다.

http://www.sataz.com 에 가셔서 SaTARLIT의 movie를 보시면 이 작품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제 고인이 되신 일본 작가 카나야마 아키라 (Kanayama Akira)의 작품들이 있는 곳.

 

 

 

 

 

이와 같은 무한 반사 효과를 이용한 작품은 몇 번 본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바로 앞의 다른 작품과 함께 기묘한 느낌을 불러옵니다.

 

 

 

 

참선을 하고 있는 듯한 부처상. 디자인 (Dizine)의 작품으로 제목은 '쿠사마 야요이를 기리며'.
그런데 부처상이 앉고 있는 것은 스피커.
이 스피커를 통해 조용한 뉴에이지 음악이 흘러나오다가 힙합 비트가 섞여 튀어 나옵니다.
분명 앞의 작품과는 별개의 작품인데 이 두 작품의 앙상블이 그야말로 기발합니다.

 

 

 

 

빅뱅...의 팬이 아니고, 빅뱅이론의 팬이 아니고...
카나야마 아키라의 작품입니다.

 

 

 

 

너무나 반가왔던 빌 비올라의 작품.
물론 빌 비올라의 작품은 종종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KIAF에서도 만날 수 있었듯이.
하지만 작년인가?에 국제갤러리 신관에서 했던 전시가 정말... 최고였죠.

 

 

 

 

빌 비올라는 불교등의 동양 철학과 종교에 대단히 깊은 안목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작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모르고 봐도 빌 비올라의 영상 작품은 사람의 발길을 붙잡아두는 힘이 있어요.
동일한 공간에서 존재가 희미하게 사라지거나, 물 속에 투영된 그림자만이 남거나...
유체이탈을 떠올리게 하는 그의 이 작품에는 클라우스 슐츠(Klaus Schulze)의 초기 음반들의 곡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네요.

 

 

 

 

잠시 앉아서 작품을 봅니다.

 

 

 

 

3층은 대부분 설치 작품들이 하나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뭐하나 뺄 게 없이 다 인상적입니다

 

 

 

 

 

 

위 '우주먼지'의 작가인 데인 미첼 (Dane Mitchel)의 '우주먼지 컬렉션'.

 

 

 

 

사진들이 걸려 있는 복도를 지나...

 

 

 

 

돌아가게 되면...

 

 

 

 

 

거대한 헬기 모형과 그 뒤로 3-channel 영상이 보여집니다.
내용은 베트남전에 대한 이야기구요.


 

 

 

나와 코헤이 (Nawa Kohei)의 '도트파편'

 

 

 

 

보기엔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도트들인 듯 하지만 이는 실제로 나와 코헤이의 드로잉 작업이라고 합니다.
아날로그적인 기법에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운동성을 부여한 이 작품은 마치 생명의 증식과 무의식적인 자아들의 교류를 연상케 합니다.

 

 

 

 

이 작품 역시 나와 코헤이의 작품인 걸로 기억하는데...

 

 

 

 

하얀 상판 위로 작은 거품이 오르고 내립니다.
도트파편과 달리 그 운동성이 매우 미세하고 정적이어서 관객은 이 작품에 가까이 다가서게 되구요.
불규칙적인 융기와 침잠의 운동을 보고 있자면 나와 코헤이가 어떠한 일관된 주제의식을 갖고 작업을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대단히 인상적이었던 영상 작품, 카타르지나 코지라 (Katarzyna Kozyra)의 '봄의 제전'
6 channel 비디오 작업으로 이 작품은 가운데 3면의 스크린 사이로 들어가서 둘러 보시길 바랍니다.
성정체성이 혼동되는 사람의 나신이 흥에 겨운 듯 춤을 추고 역시 다른 스크린에서도 이와 같은 움직임이 보여집니다.

 

 

 

 

 

 

이 작품은 나신의 인물들이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과 안무를 재해석해낸 동작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3면이 영상으로 되어 있는 가운데 관객이 들어가면 관객 자신이 작품의 일부가 되며 작품을 완성하게 되죠.
하지만 전 이런 봄의 생동감을 느끼는 동시에 이 작품의 기묘한 성정체성에 대한 느낌도 갖게 되었습니다.
성정체성에 대한 명징한 구분은 다분히 이데올로기적이고 폭력적인 경우가 많죠.
사람들이 상대를 가장 먼저 구분짓고 규정하는 방식은 성정체성에 대한 부분이며, 이는 대부분 무의식적인 행위에 의해서 나오게 됩니다.
이번 부산 비엔날레에선 모호한 성정체성을 드러내며 이를 바라보는 관음적 태도를 풍자하고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작품이 몇 점 보입니다.

이샤이 바르가즈 (Yishay Garbasz)의 '되어가다 (Becoming)'도 그렇고...
이는 이번 부산 비엔날레 주제인 '진화 속의 삶'과도 무척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국내 작가인 의 영상 작품.

 

 

 

 

앤 리즐가르드 (Ann Lielegaard)의 '어둠의 왼편'.
대단히... 압도적인 3-channel 3D 그래픽 영상으로 우르술라의 동명 SF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입니다.
흑백 영상으로 무술을 하는 여성의 모습이 애니메이티드로 나오고, 좌우로 격렬한 느낌의 여성의 난소 해부도가 보여지게 됩니다.

육체에 대한 탐닉, 관음적 시선에 더해 성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 그리고 성적 억압에 대한 저항이 느껴지는 작품인데요.

이도저도 다 따지지 않아도 작품 자체가 주는 시각적 표현력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넋을 잃고 보게 됩니다.

이렇게 부산 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부산 비엔날레 전시를 너무나 즐겁게 보고 나왔습니다.
다음에 다시 올 때는 요트경기장 등에서 열리는 전시도 꼭 봐야겠어요.
어머님, 민성이도 왔으면 정말 즐거워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어서 조만간 다시 찾기로 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part 1 of 2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사진을 찍어도 관람객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모두 배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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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비엔날레 도록은 35,000원입니다.
적잖은 돈이지만 구입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어느 도록보다 구입할 가치가 충분하니 가급적 구입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작가에 대한 이력과 작품에 대한 간략한 해설까지 곁들여져 있습니다.
일단 감상하시고 도록의 내용을 한 번 다시 보면서 곱씹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사진의 퀄리티는 너무 평이해서 약간 아쉽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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