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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2019) 20대 여성의 자살률은 전년(2018) 대비 25.5% 폭증했고,
올해(2020) 1~8월 자살을 시도하는 20대 여성은 전체 자살시도자의 32.1%에 이를 정도로 전 세대 통틀어 가장 많았단다.
자살률의 성비는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성의 2~3배에 이르는데 유독 20대 여성의 경우만 처참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
이를 '조용한 학살'이라고 극단적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젊은 여성 고용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사회적 살인이라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올 9월 여성실업률 중 20대 여성의 실업률은 7.6% 전연령을 통틀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
올해 3월에만 20대 여성 12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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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스트레스에 견디는 외적 태도를 보고 그 사람의 '멘탈'이 강하고 약하고를 판단한다.
멘탈과 정신력은 엄연히 다른 말일테지만 우린 이미 오래전부터 멘탈과 정신력의 의미를 혼용하고 있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어떤 이가 그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일 수도 있으며 모든 부분에 있어 예민하게 반응하고 힘들어 할 수 있다.
이건 정신력의 문제라기보다 개개인이 살아온 환경과 방식을 통해 형성된 인지감성의 차이 문제라고 생각해.
그래서 예전부터 누군가가 누군가의 정신력이 약하다며 함부로 비판하면 득달같이 반박하곤 했던 기억이 있다.
당장 내 경우도 어제 아무렇지도 않게 와이프와 행복하게 걷다가 갑자기 몰아닥친 공황장애로 꼼짝 못하고 골목길에 주저앉았고, 와이프가 날 한동안 안아서 진정시켜줬으니까.
그렇다면 난 정말... 정신력이 약한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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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의 자살율이 급증하고,
20대 청년들의 삶의 질이 하락할수록 봐선 안될 포털 기사 댓글엔 20대 청년들의 '나약한 정신력' 탓을 하는 정신 나간 꼰대들의 글들이 많이 보인다.
아, 그러고보니 공짜 돈 자꾸 주면 국민들이 버릇된다는 국민의 짐 어떤 노회한 꼰대의 발언도 있었네.
쌍팔년도 이전부터 과정은 생략한 채 결과만 중시하며 부족한 사회적 인프라고 뭐고 무시한채 '정신력'을 강조하는 한심한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
여전히 20대 여성들의 급증한 자살율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지나치게 조용하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면 이 세상, 참 잔인하고 절망적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각자도생이라,
이렇게 잔인한 말을 우리 모두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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