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 '앤디 워홀 팩토리'
한남동 삼성미술관인 '리움'에서 현재 6월 10일까지 전시되는 기획전 '앤디워홀 팩토리'
전에 맞추어 매주 토,일요일에 가족과 함께하는 창작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실크스크린'을 통한 앤디 워홀 작품의 이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상당히 호응이 좋은 프로그램이어서 예약하기 쉽지 않은 교육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다음 주가 마지막인데, 미술에 관심이 있건 없건... 아이와 가족과 함께 가보시면 정말
2시간동안 정신없이 재밌는 시간을 보내실 수 있어요.
보니까... 아이, 부모 구성의 가족 외에 신혼부부, 결혼할 연인, 친구사이, 회사 동료...
등등 참여자들의 면면이 다양하더군요.
민성이는 서울대 미술관 MOA(Museum of Art)에서도 앤디워홀 프로그램을 거의 석달간
참여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리움의 프로그램 담당자는 정말 좋더군요.
편안하고 친절하면서, 정말 성의가 느껴지더군요.
자... 이제 들어갑니다.
가실 때 대중 교통 이용하세요. 리움은 대부분 스탭들이 주차장을 장악하므로 어지간해선
주차장 확보가 곤란합니다. 한남동 특성상 길가에 주차할 곳도 찾기 힘듭니다.
민성이나 저희 식구는 두번째 리움 나들이...입니다.
예전에도 이곳 대나무는 정말 멋졌지요.
입구에서 창문으로 비추는... 대형 월포스터.
이 작품은 브루조아의 '거미'지요. 이런 조형물을 만드려면 보통 자본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민성이는 학교를 조퇴하고 같이 오는 바람에 도착해서 앤디워홀 전시를 보고,
1시에 프로그램 으로 들어갔어요. 이때부터 이미 배가 고파 왔던거죠.
앤디워홀의 전시는 팝아트...임에도 불구하고 촬영이 불가능했습니다. ㅎㅎ
플래쉬가 없는 촬영은 허가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 강경하던 루브르의 모나리자도
촬영을 허가하는데(물론...보호벽이 있지만) 너무 심하게 스탭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제재하더군요. 답답하기도 하구...
그래서 전시 사진은 하나도 없고... 전시장 밖으로 나온 사진 뿐입니다.
이건 Silver Cloud입니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 뿐이 아니라...
성인들도 열라 좋아합니다. ㅎㅎ
프로그램 시작까지... 15분 남은 상황.
기획전시가 있는 지하 1층의 어린이 강당 로비에서 기다리면서 장난을 치는 와이프와
민성이를 주르르...찍음.
자 이제 시작입니다. 프로그램이 시작된 후 선생님의 매끄러운 진행이 정말 돋보였어요.
정답을 절대 유도하지 않고 생각할 여지를 나기는 질문을 계속 하시더군요.
우리 민성이 대답을 너무 잘했어요.
저희는 먼저 거의 2시간 동안 전시를 본 상태인데... 프로그램 시작되자 약 20분 정도
같이 이런저런 교육을 받고(?) 다들 약 40분동안 앤디 워홀 전시를 보러 갔습니다.
저흰 이미 보고 왔기 때문에 교육실에 남아서 셋이서 프로그램 학습지(?)를 보고
서로 얘기하면서 대답을 적어나가고 있었어요.
2시가 되자 바로 시작이 되었어요. 일단 전시를 보기 전 찍은 가족 사진을 OHP필름으로
줍니다. 이 OHP 필름을 라이트박스 위에 올리고, 미술관측에서 주는 나무 프레임의
감광판과 함께 약 6분간 빛이 세어나오지 않도록 꾹... 누릅니다.(이거 엄청 힘들어요)
그런 후 감광이 된 감광판 뒤에 물감을 바르고 스쿼지로 밀어 펴바른 후, 아래 종이에 대고
누른 후 다시 한번 스쿼지로 밀어 펴바릅니다.
여러번 반복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감광판을 위 사진처럼 바로 물에 씻어내야 하구요
한정된 시간이므로 드라이어를 통해 판을 말리고 다시 다른 색으로 바르고 작업을 하길
반복했어요. 이거... 생각보다 무척 재밌어서 예정은 1시~2시40분인데... 끝나서 나올 때
시간이 3시 20분이었어요. ㅎㅎ
자... 그 결과물은 아래와 같아요.
앤디워홀 프로그램 결과물
결과물들을 모두 깔끔히 넣을 수 있는 박스를 주더군요.
이 박스는 화구통과 비슷해서 참 좋았어요. 센스가 돋보이더군요.
캠벨 수프...가 붙어 있어요.^^
열어보면 오늘 열심히 작업한 결과물과 감광판, OHP 필름이 있습니다.
가족사진을 OHP 필름으로 뽑았습니다.
이게 감광판입니다.
맨 아래 오른쪽 그림은 민성이 혼자 다 한 결과물입니다.
그럼 앤디 워홀은 어느 수준이었느냐...
다들 아시는 위의 그림은 앤디 워홀의 마릴린 몬로죠.
실크스크린을 해보시면 저게 얼마나 기가막히게 나온 건지 아실 수 있습니다.
음...그런데 시간이 더 있으면 저나 와이프도 어느 정도 아주 괜찮은 수준의 결과는
낼 수 있었을거다...란 생각은 들더군요.
**
사실 영화 속에서의 앤디 워홀은 조금은 더 부정적인 면이 강하게 부각됩니다.
[Basquiat]에서도 그랬고 최근의 시에나 밀러가 에디 세즈윅으로 분하고 가이 피어스가
앤디 워홀로 분한 [Factory Girl]에서도 그렇고... 두 편 모두 사실 앤디 워홀이 이 두
천재들을 이용하고 버린 것처럼 묘사되긴 해요.
그런데 그런 단편적인 일화들로 앤디 워홀을 폄하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앤디 워홀은 대량생산된 일상의 물건들을 재활용하긴 하되 철저히 재구성했어요.
이런 얘기는 나중에 더 해볼 수 있길... 바랍니다.
***
리움의 앤디 워홀 기획전은 상당히... 정말 상당히 볼 만 합니다.
어지간한 한국 여느 뮤지엄의 앤디워홀 기획전과 레벨이 달라요.
전 무엇보다 요셉 보이스...의 사진이 자주 보여 좋았습니다. 키스 해링의 모습도 보였구요.
최후의 만찬, 마오등의 작품을 그렇게 가까이서 보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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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계상 오늘은 고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을 가보지 못했습니다.
처음 왔을 때에도 고미술관은 너무 좋았거든요. 컬렉션은 그야말로 최고라고 할 수 있구요.
자기도 그렇지만... 전, 정선의 그림이 장승업의 그림이 신윤복의 그림이... 그렇게
놀라우리만치 위대한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못했었어요.
조그마한 미술책에서 사진으로만 보고 시험문제에나 나올 정도로 생각했을 뿐이죠.
아직 리움에 못가보신 분은 고미술관만이라도 보시길 바랍니다.
리움에 대한 인식은 저 역시 아직 좋지는 못합니다만...
이 컬렉션은 놀라울 뿐입니다.
아... 현대미술관도 좋아요. 특히 고백남준 작가님과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은...
다시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