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와 와이프, 요즘 좀 지쳐있었습니다.
피로가 쌓여 있었죠.
금요일 저녁 수잔님 @suzan__nnn 께서 방문하셨어요.
정말 반가와서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마침 손님이 계셔서 1시간 정도 밖에 얘길 나누지 못했습니다.
네, 수다쟁이인 제게 1시간은 충분한 시간이 아닙니다.
수잔님은 친동생인 지욱님께서 이랑씨의 베이시스트로 무대에 서는 공연에 가신다고 일어나셨어요.
저도 그 공연이 열린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미처 갈 생각은 못했죠.
그런데 인사를 나누고 쇼룸을 떠나신 수잔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시간과 컨디션이 허락되면 공연 편하게 즐기러 오라고.
이미 염치 따위 안드로메다에 두고 온 저는,
느긋하게 샐러드를 먹고 있던 와이프에게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여 우리의 저녁 식사를 끝낸 뒤
허겁지겁 망원동 벨로주로 달려(거짓말... 조금 빠른, 경보 아랫 단계 수준) 왔습니다.
그리고 공연을 봤어요.
이랑씨의 3집을 프로듀스할 마나미 카쿠도씨의 공연이 1시간 가량 먼저 이어졌습니다.
우린 잘 짜여진, 잘 녹음된 사운드에 대단히 익숙해져있습니다.
마나미 카쿠도씨가 생각하는 음악은 음악이라는 범주가 기성의 틀에 단단히 둘러 쌓여있는 현실과 조금 다른 시점에서 창작되더군요.
어떻게보면 지나치게 내밀한 형식과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린 잘 알고 있죠.
이런 뮤지션들이 결국 기성의 문법을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토양이 된다는 것을.
이랑씨의 음악을 즐겨 듣진 않습니다만 오랜만의 밴드 공연은 흥겨웠어요.
이랑씨의 곡은 확실히 스튜디오보다 라이브에서 더 드라마틱한 심상을 그리게 하는구나 싶기도 했구요.
그리고 전 자꾸 매지욱 @jimmydop_ 씨의 베이스 라인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어요.
생각해보세요.
어제의 음악에서 베이스 라인을 mute 처리했을 경우,
아니면 어제의 곡에서 베이스가 드러밍을 효과적으로 리드하지 못했을 경우 벌어질 수 있는 끔찍한 앙상함과 고루함을.
베이스는 그렇게 중요한 악기인거죠.
간혹 예전에 기타 못치면 베이스치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그야말로 록을 글자로 배운 무지의 소산이었죠.
즐거웠습니다.
피로 속에 허덕이던 우린 이런 공연을 통해 충전되는 에너지같은 걸 느꼈어요.
수잔님과 지욱님께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어제 일로 두 분은 식사 쿠폰을 받게 되셨습니다.
그 식사 쿠폰 언제든 꼭 사용하러 오세요.
너무 오랫동안 묵혀두면 쿠폰 유효기간이 만료되니 가급적 얼른 오세요.
https://www.instagram.com/suzan__nnn/
https://www.instagram.com/jimmydop_/
시작은 마나미 카쿠도의 트라이앵글 타격으로.
상당히 긴 시간 일관된 비트로 무표정한 얼굴로.
하지메마시떼.ㅎ
그런데 마나미 카쿠도상... 엄청난 미인.
공연 끝나고 바로 코 앞에서 인사 나눴는데 깜짝 놀람.
공연에 대한 개인적 소감은 짧게 위에 남겼으니 읽으실 분들은 읽어보시길.
공연 중 실수가 잦아지자 마나미 카쿠도씨가 잠시 공연 중단하고 숨을 고름.
이랑씨가 나와서 격려.
난 이 건반 연주가 가장... 좋았다.
그로테크스 하기까지 했던 사운드의 잔향
이 동영상을 보시길.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다섯개 정도 관객석 중간 중간에 놓고 플레이시킨 후,
자신은 다시 무대에 올라가 기타를 친다.
멀티트랙 플레이같은.
갑자기 Flaming Lips가 생각나네.
이랑씨 공연.
배우 이시언 닮은 베이시스트가 매지욱씨.
수잔님의 친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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