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217 안동,예천여행  하회마을 병산서원 구시장 內 '유진 안동찜닭' 도산서원 예천 회룡포 홍대 '가미우동'

 

 

 

 

바람쐬러 어머님까지 우리 식구들 모두 경북 안동에 위치한 하회마을로 아침 일찍 향했다.
가는 도중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듣고 기분좋게 하회마을에 도착.
날이 흐릴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맑은 편이어서 다행.


 

 

 

 

 

마을 입구 바로 앞에도 주차장이 있는데 그곳까진 가지도 못하게 하고 음식점이 몰린 곳 이전에서 주차해야한다.
주말 아니면 좀 개방해도 좋지 않을까...싶은데 아무래도 음식점과 버스 운영등의 수익때문에 그런 듯 하다.
아무튼 내려서 조금 걸어서 가다보면 마을 입구가 나오고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가면 버스를 타고 들어갈지
걸어갈지 결정해야한다. 걸어가면 약 10여분. 버스타면 금방.
우린 걸어가기로 했고, 그냥 걸어가면 섭섭하니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다리를 건너...

 

 

 

 

생뚱맞은 '바르게 살자'를 본 후

 

 

 

 

기분좋은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한적하고 풍요로운 자연을 볼 수 있다. 저기 보이는 곳은 부용대이다.

 

 

 

 

하회마을은 말 그대로 '하회(河回)'마을로 물이 돌아간다는 뜻이 있다. 낙동강 줄기가 마을을 휘감고 돌며
인근은 산과 바위로 이뤄진 낮은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인근의 무섬마을도 어찌보면 비슷하다고 하겠다.

 

 

 

 

이곳은 성리학자 서애 유성룡의 후손인 풍산 유씨를 비롯, 광주 안씨, 김해 허씨등의 종친들이 모여 살고 있다.
사실 사람이 실제로 거주하는 곳보다는 민박등으로 운영되는 곳이 더 많은 것 같다.

 

 

 

 

하회마을이 인상적인 것은 기와 가옥과 초가 가옥, 그리고 정말 오래된 흙담과 돌담, 오랜 기와등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마을을 올 때 답사의 주안점을 두는 경우들이 있는데, 난 미천한 시각과 지식이지만 우리 가옥의 멋을 보고 싶어서 들른 것.

 

 

 

 

 

부용대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인다.

 

 

 

 

저기... 절이 하나 보이는데.

 

 

 

 

 

저곳은 나룻배를 타고 들어가야하는 곳으로 겸안정사라고 한다.

 

 

 

 

정말... 천혜의 경관을 가진 호젓한 마을이란 생각이 든다.

 

 

 

 

 

 

바로 앞에는 이런 오래된 소나무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사실...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마을의 한 집에서 기르는 듯한 개가 자꾸 뒷꿈치를 깨물며 쫓아왔는데, 처음엔 사람이
반가와서 그런가보다하고 귀엽게 봐줬더니 이 녀석이 정말 집요하게 우리 식구들의 뒷꿈치를 깨물며 따라와서
무척 당혹스러웠다. 내가 위압적인 행동으로 쫓아내도 고개만 돌리면 폭주하듯 쫓아왔고 부용대쪽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 반복됐다. 결국 식구들 모두 신경이 곤두서고 난 그 개를 쫓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개를 쫓아보내고 난 뒤 그네타기.
aipharos님 전에 내가 탔는데 사실... aipharos님 그네타는 모습을 뒤에서 찍으면서 바로 앞쪽의 반연정사를
멋지게 찍어보려 했으나 그네타다 체력이 고갈된지라...-_-;;; 이런 뻔한 샷을...

 

 

 

 

저곳이 반연정사.
원래는 부용대쪽에 있었는데 학교가 들어서며 이쪽으로 옮겼다고 한다

 

 

 

 

 

 

들어가본다.

 

 

 

 

이곳 마루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이렇다.ㅎㅎㅎ

 

 

 

 

시간이 오래 흘러 기와에 싹이 핀 모습도 보게 되고 흙과 돌을 이용해 만든 담들도 무척 아름답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이런 담과 기와들이었다.

 

 

 

 

복원되거나 보수된 경우도 많겠지만 이곳은 기본적으로 건성으로 대충 지어놓은 한옥의 느낌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우리 전통 가옥을 보는 재미 하나가 아주 괜찮고, 어머님은 물론 민성군도 아주
좋아해서 보람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양반집들의 대문들은 너무나 인상적이다.
종종 한국의 가옥과 일본의 가옥을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의 가옥들은 물론 대부분 소나무를 이용하고
나름의 건조 방식을 거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연을 내버려두고 방임하는 느낌이 강하다.
그건 창경궁의 호수를 봐도 그렇다. 일본의 고전 가옥들은 정말 엄청난 시간을 들여 목재의 틀어짐없이 정교하게 짜맞추는 것이 있는데,

그건 철저하게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고 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건 두 국가의 자연에 대한 철학의 차이일 수 밖에 없는데, 난 자연을 이해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소우주로 만들어 가는 일본의 가옥과 정원,

가구와 도자 문화보다는 흐트러진 듯 하지만 자연의 변화와 수용의 섭리 속에서 동화되어 가는 한국의 고전 가옥, 정원, 가구와 도자 문화를 더욱 선호한다.
어떻게 말하면 지나치게 실리에 맞지 않는 허세일 수 있으나 그와 동시에 운치와 여유가 느껴지지 않나.

 

 

 

 

 

 

 

 

 

 

아름다운 우리 선조들의 가옥을 보면서

 

 

 

 

전통을 최대한 보전하며 개발화를 이룬 일본과 개발독재의 폐해로 우리들의 '시골'의 모습을 완벽하게 잃어버리고 어이없는 색상의 스렛트 지붕과

생뚱맞은 양옥으로 변하다가 이젠 아파트로 환치되는 우리의 공간과 역사에 대한 어리숙한 인식이 한없이 원망스러워진다

 

 

 

 

 

 

이런 모습 속에서 민성이가 배울 수 있는게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사실... 시골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급속한 도시화로 생활 주거의 방식이 서구 문화에 익숙한 방식의 도시 주거 형태로 변하는 것이

무척 부러우셨을테고 실제로 그런 말씀들도 하셨다. 시골에 가면 한옥에서 살기 불편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어디 한 둘이 아니셨으니.
그런 분들께 전통 한옥을 고집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깡끄리 밀어버리고 다시 만드는 비용을 지원
하느니 전통 한옥을 보전하고 변화된 생활 양식에 맞게 개선해주는 일이 훨씬 우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런 나의 생각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일이라면 충분히 머리를 맞대고 시간에 걸쳐 고민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해본다.

 

 

 

 

 

자연 속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가옥의 모습들을 생뚱맞은 국적불명의 양옥으로 모조리 바꿔놓은 우리는

이제 이런 마을들은 그저 입장료내고 들어가지 않는 한 거의 볼 수도 없지 않나.

 

 

 

 

이 집은 아마 이 마을에서 가장 위세가 높았던 집인듯한데...

 

 

 

 

대문의 위용이 장난이 아니다. 안의 가옥도 매우 큰 기와 지붕을 갖고 있어서 보고 싶었으나... 출입금지.

 

 

 

 

이 집 사이로 난 골목을 따라가면...

 

 

 

 

오래된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는 '삼신당'에 도착한다.
아... 이미지로 본 기억이 있다.

 

 

 

 

소원을 적어서...

 

 

 

 

 

이렇게 매달아본다.

 

 

 

 

식구들 모두가 바램을 정성스럽게 적고 매달았다.

 

 

 

 

 

방습, 단열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나 관리의 어려움이 있는 초가 가옥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도 무척 즐겁다.

 

 

 

 

민성이는 이런 초가가옥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솟대도 예쁘고.

 

 

 

 

 

간혹 '하회마을엔 볼게 없더라'란 말을 종종 듣는데 우린 이런 가옥들만 봐도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이런 아름다운 전통 가옥을 현대적으로 개선해서 보전할 수 있었음에도 개발독재의 폐해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황량하게 변해버린 지금의 시골을 생각하면 무척... 정말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 우리의 삶을 이젠 온통 아파트가 대변해버릴 기세아닌가.
인구 어느 정도 이상 살면 아파트가 모조리 도시를 점령한다.
우리나라 어딜가도 아파트로 신도시 개발되고, 사람들은 '그럼 우린 계속 불편하게 살란 말이냐?'라고 항변하며 뉴타운 지지하고 아파트를 지지한다.

 

 

 

 

 

사실 똑같은 성냥갑같은 아파트 속에 들어가면서 우린 이미 개인의 모든 생활양식은 물론,

결국 의식과 비전까지 획일화되어버리는 현상을 피할 길이 없는거다.

 

 

 

그래서... 주거공간은 간단하게 경제논리로만 풀어 정당화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 우린 이런 공간들을 거의 볼 수도 없고, 보기 위해선 돈을 지불해야한다.
씁쓸하다.


*
하회마을 보고나서 배가 좀 고팠지만 참고 일단 인근에 위치한 군자마을로 가기로 한다.
군자마을도 괜찮다고 우리의 욘사마께서 말씀하셨다니...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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