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문 창간 20주년 기념으로 작년부터 매그넘 소속 사진 작가들이 한국에 내한해 작업을 하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사진 찍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전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있었던 '매그넘 씨네마'전을 못간게 너무 아쉬운데요.
제가 이 전시를 알게 된 건 폐장 바로 직전이었거든요. 에휴...(5.12에 끝남)
갑자기 한겨레의 매그넘 사진전이 떠올라 이것도 혹시!하는 불길한 마음에 찾아보았더니
다행히 전시는 7월 초에 열릴 예정이고, '프레즌트 코리아'라고 사진집도 출간될 예정이더군요.
그 전시는 반드시 가보렵니다. 사진집도 구입할 거구요.
http://pictorial.hani.co.kr/picView.hani?sn=36807 (한겨레 사이트에 공개된 '프레즌트 코리아' 프로젝트 사진 일부)
http://cafe.naver.com/presentkorea.cafe (이곳은 '프레즌트 코리아' 카페입니다. 꼭 가입해서 둘러보시길
6월 중순 발간될 사진집 사전예약이 가능하며, 사전예약시 아주 멋진 특전도 있습니다.)
한겨레 사이트에 올라온 몇 십점의 사진을 보면 정말... 아무리아무리 억제해도 별 소용없는 이 오만한
사진에 대한 생각을 싹 리프레쉬해주는 듯 합니다.
사진의 그 흔히 말하는 '떼깔'들은 에쎄랄 클럽 사진이 훨 멋지죠.
다만, 그건 가짜일 뿐입니다. 만들어진 가짜죠.
그들은 언제나 대상과 소통한다고 하지만 전 거의 대부분의 사진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어요.
그저 예쁘게 보이려는 대상만 있을 뿐이죠. 물론 비교대상은 아닙니다만, 에쎄랄의 상당수가 실제
프로사진가이기도 하니... -_-;;;
한겨레 사이트에 올려진 이 사진들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놀랍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토록
명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와요.
단 한 번의 시선으로 다층적인 의미들이 제 머리로 빨려 들어오듯 달려드는 느낌.
전 단순해서인지 이런 직접적인 메시지가 좋습니다.
그건 비평가들의 다층적인 텍스트 분석에 의해서 산산히 흩어지는 느낌 따위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에요.
그런데...
이 멋진 사진들을 보여준, 사실상 동시대의 대표적 사진작가들의 모임인 '매그넘'(로버트 카파가 창시했죠)의
소속 작가들의 사진엔 엑시프 정보가 그대로 떠있다고 합니다.(엑시프 정보를 확인하는 툴도 있죠)
네이버 블로거인 '유령단자(pajumi2004)'님의 블로그인 '모나드 더 노마드'에 의하면 이 엑시프 정보를 통해
확인된 이 매그넘 소속 사진작가들의 장비는 아래와 같습니다.
보시기 전에 이들은 과연 어떤 장비를 갖고 있을 지 대략 한 번 예상해보세요.
1DMARK?는 기본 아닐까요?
- 게오르기 핀카소프(프): 캐논 30D
- 데이빗 앨런 하비(미): 니콘 D200
- 마틴 파(영): 캐논 5D
- 스티브 맥커리(미): 니콘 D2Xs
- 엘리엇 어윗(미): 캐논 5D
- 크리스 스틸 퍼킨스(영): 캐논 20D
- 토마스 횝커(독): 캐논 5D
- 해리 그뤼아트(벨): 캐논 5D
[출처] 매그넘 사진가들은 요즘 무슨 카메라로 찍을까|작성자 유랑단자
ㅎㅎㅎ
결과는 위와 같습니다. 비록 니콘 D3/D300 발표 이전이라곤 해도 캐논이 대부분이고...
그게 1DMARK를 쓰는 이는 아무도 없고, 5D가 대세입니다. -_-;;;
렌즈도 24-70 F2.8L / 70-200 F2.8L 입니다. 헐... 70-200 F2.8L은 제가 없다쳐도
24-70 F2.8L이라니 5D에 렌즈까지 저와 다를 바 없는 구성입니다.
게다가 20D도 있어요...
그리고 두 대 이상 카메라를 사용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답니다.
물론 이안 베리는 라이카 M8을 여러대 들고 다닌다지만...
에쎄랄 클럽만 가도 1DMARKII/III는 우습게 보이죠.
실제로 삼청동이나 선유도만 가도 5D는 국민 카메라 기종이에요.
그리고 이들의 게시판엔 늘 더 좋은 장비를 갈구하는 글들이 대세를 이루죠.
매그넘 소속 작가들이 한국에 와서 작업하면서 한국인들의 카메라를 보고 기겁했다는 사실은
이래저래 의미하는 바가 있다고 봅니다.
저 역시 더 좋은 장비가 있었음하고 바랍니다.
물론 그건 편의성의 측면이 강하긴 하지만(일본에서 5D쓰다 죽는 줄 알고... 라이카로 바꾸고 싶은),
어쨌든 더 좋은 장비를 갖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건 전적으로 사진이란 매체를 보는 왜람된 시각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최소한 이젠 사진을 찍고 이걸 어떻게 보정해서 멋지게 보일까하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안하지만,
제가 뷰파인더로 보는 세상은 아직도 틀에 박힌 have to의 세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어요.
이건 작가들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닐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매그넘 소속 작가들의 사진은 이래저래 제게도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사진의 떼깔이 아니라 사진 한 장이 갖고 있는 진정한 동시대성의 획득입니다.
당연히 그들의 작품은 지금 바라보고 있는 대상과 자신의 시선이 'Present Korea'라는 제목에 걸맞게
보편성을 획득하며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내는 데 성공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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