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  

101002  해운대 '씨클라우드 호텔 (Sea Cloud Hotel)' 복층스위트 → 파라다이스 호텔 한식당 '가야'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비엔날레' Part 1 of 2

             →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비엔날레' Part 2 of 2 → 용궁사, 해운대 밤바다 → 해운대 마린씨티 퓨전일식 '나마비 (生火)'

101003  요트경기장 '부산 비엔날레' 또다른 전시 → 파라다이스 호텔 중식당 '남풍(南風)' → 통영 벽화마을 '동피랑 마을' → 통영 충무김밥집 '한일 김밥'

 

 

 

 

이튿날 아침.
조식을 먹고 방으로 올라와 잠시 잠을 더 청했습니다.
인후염이 도져서 몸이 쑤시고 좀 안좋아졌거든요.(결국 나중에 이래저래 일이 겹치며 대박이 났죠)
11시 조금 넘어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나와서 간 곳은 요트 경기장입니다.
호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고 이곳에서도 부산 비엔날레 전시가 열리고 있기 때문에 들렀죠.
차는 요트 경기장 본관에 주차했습니다.
그런데... 저 앞에 보이시나요?

 

 

 

 

얼마전 화제가 난 그... 초고층 아파트.

 

 

 

 

얼마전 화제가 난 그... 초고층 아파트.

 

 

 

 

바로 보이더군요. 인명 피해가 없었던게 천만다행입니다.
한밤 중이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
이해가 안가는건 어떻게 20분 만에 저렇게 불길이 번지는지 참... 대단합니다.
일본에 갔을 때 발코니에 흔한 말로 샤시...공사를 못하게 하는 이유를 알았는데 그게 지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화재가 났을 때 벽을 타고 올라가는 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더군요.-_-;;;
이번엔 완전 벽타고 끝내주게 불이 번졌죠.
이런 일이 있으면 뭔가 개선이 되어야하는데 우리나란 절대 그런 학습효과가 없습니다.
정말 짜증나요.
저러다 자칫 엄청난 인사사고가 나면 그제서야 팀꾸리고 대비책 세운다고 허둥대다가 또 흐지부지되고...
도대체 우리 왜 이렇게 된거죠?

 

 

 

 

부산 국제 영화제 개막이 코 앞이라 요트 경기장에서 작업이 한창입니다.
뒷쪽으로 역시... 또 열심히 짓고 있는 건물들이 보입니다.
네... 세계적 미항은 저 초고층 빌딩으로 땜빵하려나 봅니다.
분양은 됩니까?

 

 

 

 

요트 경기장 본관 안에서 전시가 열리는게 아니더군요.
옆에 컨테이너 건물같은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전시가 열립니다.
입장료는 시립미술관에서 표를 받았다면 그 중 요트경기장 관련 표가 따로 있으니 꼭... 버리지 말고 오세요.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아...
자독 벤-데이비드 (Zadok Ben-David)의 작품이 놀랍게 펼쳐집니다.

 

 

 

 

그 옆으론 다른 작품이 있는데... 이게 눈이 잘 안가는게, 워낙 자독 벤 데이비드의 작품이 압도적이어서요

 

 

 

 

 

 

작품명은 '검은 들판'입니다.

 

 

 

 

 

놀랍게 세세하게 하나하나 세공된 여러 모양의 검은색 풀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의 모양은 섬세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어두워서 매우 불온한, 꺼져가는 생명과도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보시면 그 압도적인 광경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요.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먼저 건너편으로 걸어간 aipharos님이 갑자기 탄성을 내뱉더군요.

 

 

 

 

왜 그런가...했더니...
반대편에서 바라본 이 작품은 그야말로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생명의 피어나는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어둡고 생명을 잃은 세상에서 마치 새롭게 피어나는 생명을 보는 듯한 그런 진부한 심경을 이 작품에선
대단히 설득력있게 보여집니다.

 

 

 

 

실제로 가서 보시면 작품의 스케일도 워낙 커서 대단히 압도적인 느낌을 받으실 거에요.

 

 

 

 

 

이렇게 작품을 보고 작은 문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도 역시 충분히 놀랄 만한 작품들이 있어요.

 

 

 

 

이곳입니다.
사진엔 좀 밝게 나왔죠?
사실 이곳은 정말정말 어둡습니다
바로 앞의 스탭들 얼굴도 제대로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요.
당연히 스트로보없이 사진을 찍습니다만, 정말... 힘듭니다

 

 

 

 

 

 

이 작품은 부산시립미술관에도 전시되었던 후앙 시이 치에의 '유기체적 개념'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모습은 형용하기 힘든 묘한 불안감을 주더군요.
민성이는... 신체의 장기같다고 하더군요.

 

 

 

 

 

이 역시 후앙 시이 치에의 작품.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된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대단히 심장박동을 가쁘게 하는 설레임을 주던데요.
코마츠 코헤이 (Komatsu Kohei)의 '공기의 노래'입니다.

 

 

 

 

이 작품은 저 기다란 투명관 속에서 새의 깃털이 일제히 부유했다가 다시 내려 앉는 모습이 반복되는데요.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깃털이 부상할 때면 가슴이 떨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실 깃털이 부상한다는 것은, 깃털이 그 본연의 행위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하잖아요.
인위적으로 세밀하게 공기압등을 조정해서 소재가 가진 본연의 성격을 재현한다는 것.
어찌보면 우울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반복적 행위로 관람객들에게 생명의 의의에 대해 다시 묻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어두컴컴한 방을 열고 들어가면 마주하는 것은...
제임스 P 그레이엄 (James P Graham)의 '이두 (Iddu)'.
화산폭발의 모습등이 압도적으로 360도 프로젝트에 의해 투영됩니다만...

 

 

 

 

솔직히 영상보다는 그 분위기에 취해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습니다.

 

 

 

 

느낌이 이상...하지요?
여긴 완전 깜깜하다시피 합니다.

 

 

 

 

이 작품은?
아마도 전시보길 좋아하시는 분은 바로 아시겠습니다만...
2008년 서울 시립미술관의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에서 전시되었던 이기봉 작가의 작품입니다.
그때와 달리 이 작품은 레이저가 한 줄... 뿐입니다. 작품명도 '독신자의 침대'죠.
분위기 참 묘합니다.
1인용 침대 사이즈같은데 그 위에선 여러 계산된 형태의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사라집니다.
그때마다 가느다란 붉은 레이저는 중간중간 명멸되거나 뚜렷해지거나를 반복하죠.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한다는 것은 대상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민성군이 가장 보고 싶어했던, 30분마다 한 번 작동한다는 야노베 켄지 ( Yanobe Kenji)의
'울트라 블랙-썬'.

 

 

 

 

이 작품은 30분마다 한 번씩 작동합니다.
좀 기다렸다가 감상을 합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테슬라 코일의 엄청난 방전이 시작됩니다. 허억...
작동 전에 휴대전화등 전자기기의 파손 우려가 있다고 다 끄라는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순간 쫄게 됩니다.ㅎㅎㅎ
하지만 꿋꿋하게 촬영을 하죠.

이 작품은 그 외향은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 불쑥 튀어나온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이게 일본 작가의 작품인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초월적 존재의 공포감이 관람자에겐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고 동시에 경탄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의도가 뭔지 모르겠지만, 전 오히려 이 작품에서 파시즘의 모습을 봤어요.
다만... 하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봐왔던 터라 이 작품의 짧은 이벤트는 제 기대에 당연히 못미쳤습니다. ㅎㅎㅎ
이건 당연한 거에요.
전 저... 뿔달린 구가 빙글빙글 돌면서 테슬라 코일이 내부에서 빠지직...거리는게 아니라 뭐 사방팔방으로
삐져나가는 모습을 상상했거든요.ㅎㅎㅎ
작가가 고심끝에 이뤄낸 작품이 개인의 몰상식한 상상력에 부응하지 못한 것 뿐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요트 경기장의 전시를 다 봤습니다.
이왕 부산비엔나레를 보시면 부산 시립미술관만 가지 마시고 요트 경기장도 꼭!!! 들러보세요.


*
게다가 이제 곧 부산 국제 영화제입니다.
저와 aipharos님을 부부로 이어준 계기가 된 영화제.ㅎㅎㅎ
김동호 위원장님께서 퇴장하시는 올해.
저도 다시 가고 싶지만 1~2일 시간내는 걸론 성에 차지 않으니 이번에도 가진 못하겠습니다.
부디, 앞으로도 지금처럼 아시아의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아시아의 허브 영화제로서 그 성격...
제발 변하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변질될 가능성이 너무너무 큽니다만...)
이런 얘기를 하면 참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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